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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plaza 님의 블로그

사람 사이의 관계는 때로는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상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친구, 가족, 연인, 동료 사이의 갈등은 단순한 오해나 충돌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각자의 기대, 무의식적 패턴, 과거의 상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갈등은 피하려고 해도 반복되고, 회피할수록 더 깊어진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치료를 찾는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훨씬 오래전부터 관계의 본질에 대해 통찰해왔다. 핵심 개념은 바로 '연기법(緣起法)'이다.불교의 연기법은 모든 존재와 현상이 '상호 의존적'이라는 진리를 말한다. 나와 너, 사건과 감정, 원인과 결과는 모두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한다. 이런 관점은 인간관계의 ..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약하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감정을 억제하는 능력'이 미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직장에서 감정을 표현하면 미성숙하다고 보거나, 인간관계에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면 '유난스럽다'는 말을 듣는 문화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억제하는 성향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남성들에게는 어릴 적부터 '울지 마', '참아야 진짜 어른이다'라는 말을 듣고 자라며 감정을 억누르는 습관이 내면 깊숙이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억제된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잠재된 채로 몸과 마음에 다양한 형태의 병으로 나타난다.불면, 만성 피로, 이유 없는 분노, 대인기피, 무기력, 불안, 신체 통증 등은 감정을 해소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후유증이다. 감정을 억..

트라우마는 단순한 기억이 아닌, 인간의 삶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깊은 심리적 흔적이다. 교통사고, 학대, 전쟁, 배신, 이별 등 개인마다 그 형태는 다르지만, 트라우마가 남기는 정신적 후유증은 삶의 감각을 흐릿하게 만들고, 자아를 해체시키며, 관계와 감정을 단절시키는 무형의 상처로 남는다. 이처럼 정신건강의 본질적인 문제로 떠오른 트라우마에 대해 심리학과 정신의학에서는 다양한 접근을 해왔지만, 여전히 다루기 어렵고, 회복 속도 또한 개인차가 매우 크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관심을 모으는 영역이 바로 '불교명상'을 통한 트라우마 회복이다. 불교의 핵심 철학은 고통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에 있다. 고(苦)를 회피하지 않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감정의 흐름을 멈추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흐름 속..